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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을 향한 항해, 독도에서 느낀 책임감

- 김태희 (경남대학교 군사학과 2학년) -

 

바다를 가르며 시작된 여정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한국자유총연맹 경남 주니어연맹이 주관한 ‘나라사랑 독도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해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왔다. 독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출발 전부터 설렘이 컸다.

대한민국 최동단의 섬,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그리고 역사와 주권을 상징하는 공간, 교과서와 뉴스에서만 접하던 그 이름을 실제로 마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벅찼다. 이번 탐방의 목적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다. 독도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을 넘어, ‘우리가 이 섬을 왜 지켜야 하는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하고 생각해 보는 여정이었다.

8월 25일, 포항에서 크루즈 여객선을 타고 울릉도로 향했다. 넓은 바다를 가르며 여객선이 움직이는 동안 바닷바람은 시원했고, 마음속 설렘 때문인지 뜨겁게 심장이 요동쳤다. 밤늦게 울릉도에 도착하니 이미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섬 특유의 바다 향과 파도 소리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다음 날 독도를 보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기대감 때문에 좀처럼 잠들 수가 없었다.

 

 

파도 너머 나타난 섬, 독도

울릉도에서 독도로 향하는 항해는 새벽부터 시작됐다. 출항 후 두 시간쯤 지났을 무렵, 마침내 독도가 시야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파도가 높아 상륙은 할 수 없었고, 우리는 배 위에서 멀리서나마 독도를 바라보아야 했다.

처음 독도가 보였을 때의 느낌은 예상보다 훨씬 묵직했다. 멀리서 보면 작은 바위섬 두 개에 불과했지만, 그 존재가 주는 울림은 결코 작지 않았다. 파도 위에 우뚝 솟은 두 섬은 오랜 세월을 버텨낸 파수꾼처럼 보였다. 해설사에 따르면 독도는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하며, 신라 지증왕 시절부터 우리 영토로 기록되어 왔다고 한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어민들이 물고기를 잡고 해산물을 채취하던 삶의 터전이었고, 조선 숙종 때 안용복의 활약으로 우리 땅임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일본은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국제적 분쟁을 일으켰고, 러일전쟁 중에는 시마네현에 일방적으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이후 패전 후에도 일본은 끊임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설명을 들으며 독도를 바라보자, 그곳은 단순한 섬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권과 역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섬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켜야 할 우리의 약속

배 위에서 독도를 바라보는 동안 묘한 감정이 일었다. 눈앞의 이 작은 섬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발걸음을 옮기며, 피와 땀을 흘려왔을까. 해설사는 “영토를 지키는 일은 과거 세대만의 몫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했다. 그 말이 유독 크게 다가왔다.

그동안 ‘우리는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막연한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독도를 눈으로 마주하니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지키는 일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탐방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독도의 아름다움이었다. 푸른 바다 위에 우뚝 솟은 검푸른 암석, 그 해안선을 때리는 하얀 파도, 그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 떼까지...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그 아름다움 뒤에는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국제사회의 외교 갈등, 해양 자원과 군사적 가치 같은 무거운 현실이 함께 존재했다.

울릉도로 돌아오는 배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비록 발을 디디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바라본 독도는 내 마음속에 강하게 새겨졌다. 독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상징이었고, 우리 정체성을 증명하는 공간이었다.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느낀 것은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 청년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이었다. 독도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논쟁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애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탐방을 마치며

포항에 도착해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독도의 모습이 맴돌았다. 새벽 햇살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그 섬은 우리 민족의 아픔과 자존심을 함께 품고 있었다. 우리가 독도를 잊는 순간, 역사는 왜곡될 수 있고 주권은 흔들릴 수도 있다.

이번 탐방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기억하는 것’의 힘이었다.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지켜내며, 미래 세대에 올바른 역사를 전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독도를 바라보며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짧지만 깊었던 이번 독도 탐방은 나에게 큰 울림을 남겼다. 책이나 뉴스로만 보던 독도가 아니라, 내 눈으로 보고 내 마음으로 느낀 독도였기에 그 의미는 더욱 특별했다. 앞으로도 독도는 우리에게 말할 것이다. 잊지 말라고, 지켜 달라고, 그리고 사랑해 달라고. 그 목소리에 응답하는 첫걸음은 아마도 이번 탐방처럼 ‘직접 보고 느끼는 경험’일 것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파도가 잠잠한 날 독도의 땅을 꼭 밟고 싶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이번 여행에서 본 독도의 모습을 오래도록 가슴속에 간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