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용 계명대 교수 세계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어언 3년을 넘기면서도 종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과 충돌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시리아 아사드 정권 축출, 홍해 위기로 분출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략한다고 공언하면서 긴장을 상승시키고 있고, 북한은 핵 위협과 함께 최신 무기를 선보이며 대한민국에 대한 위협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하이브리드전으로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중동에서는 이란과 후티 반군을 돕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으로 곤경에 처한 러시아 푸틴은 중국의 시진핑을 초청해 최고 수준의 우의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을 국제 자유 질서를 위협하는 ‘CRINK(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CRINK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 미국은 반(反)자유 세력의 핵심인 중국을 억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관세전쟁의 주요 배경이다. 격동치는 국제 정세, 대한민국 안보에 어떠한 시사점을 주고 있는가? 국제지정학의 본격적 부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 정세 격변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거시적 차원에서 신냉전 구도의 성격을 살
주제 4: ‘자유’가 삭제된 민주주의는 왜 위험한가 ? 민주주의 앞에 ‘자유’를 포함하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헌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없다는 이유와 더불어 민주주의에는 ‘자유’의 개념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자유민주주의’라고 규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구상에는 자유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사회민주주의와 북한의 인민민주주의 등 민주주의에서 파생된 유사 민주주의가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자신들의 나라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칭하며 절차상으로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따르고 있는 듯하지만 개인의 자유는 존중받지 못하고 정치적 평등 역시 보장하고 있지 않다. 반면 민주주의 앞에 ‘자유’를 꼭 포함시켜야 한다는 측의 논리 중 하나가 ‘민주주의의 위험성’이다. 민주주의의 영어 표기인 democracy는 고대 그리스어인 demos(가난한 다수의 사람)와 kratos(권력 혹은 지배)가 어원이다. 용어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당시의 민주주의는 교육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의 수적인 우세에 입각해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 후, 문명의 발전과 함께 조금씩 긍정적인 의미로 변천하였지만, 여전히 민주주의는 다
대형산불의 문제점 및 대책 방안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 학장 1. 대형산불 대형산불은 산불 피해면적이 100hr 이상이거나 산불 지속시간이 24시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산불 위험지수가 86 이상일 때도 대형산불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거나 대형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도 대형산불로 판단될 수 있다. (1) 피해면적: 산림 피해면적이 100hr(100만 제곱미터) 이상 (2) 지속시간: 산불발생 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3) 산불 위험지수: 산불 위험지수가 86이상일 때 (4) 위기상황: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거나 대형산불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5) 초대형산불: 1000hr 이상 피해면적이 예상되는 경우 2. 대형산불의 문제점 대형산불은 산림피해를 넘어 인명 및 재산피해, 생태계 교란 등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발생빈도와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왜냐하면 대형산불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1) 산림파괴 및 환경피해 - 대형산불은 수많은 나무와 초목들을 태워 산림생태계를 파괴하고, 토양유실
주제 3: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헌법 등장 배경과 의미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우리 헌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용례(用例)가 없다는 논리와 함께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자유민주주의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관련한 그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첫 번째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해석이고, 두 번째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헌법에 처음 도입된 시기와 관련하여서이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그들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정의와 대한민국 헌법에 반영된 배경, ② 판례 등을 통해 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유민주주의의 관계, 그리고 ③ 대한민국 헌법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반영된 시기와 내용의 변화 과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정의와 대한민국 헌법 반영 배경 자유란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근본 사상이고 누구에게라도 예외 없이 보장되어야 할 기본권이지만, 자칫 무한대의 자유가 이기주의적인 성향을 띠게 되면 타인에게는 오히려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처럼 ‘자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위험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배민근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취임 3개월째를 맞으면서 트럼프 2기 관세정책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골자는 보호무역의 대폭 강화이다. 지난 1기 때 했던 것보다 강할 뿐 아니라, 대선 레이스 동안 공약했던 것보다도 한층 강력해지는 듯하다.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의 두 상대국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라는 꽤 고율의 관세를, 중국에는 현재의 평균 20% 수준에서 일단 10%p를 추가로 부과하고, 그 외 다수 대미무역흑자국들에게는 상호주의 명분으로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만큼 미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철강, 알루미늄처럼 산업의 근간이 되거나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처럼 전략산업 품목에 대한 개별적 고율 관세가 추가될 수 있다. 트럼프 2기 보호무역정책 상호관세 위주로 가닥 지난해 대선 레이스 당시 보편관세 10%와 대중특별관세 최대 60%, 상호관세 세 가지 공약과는 비슷한 듯 다르다. 우려가 컸던 ‘보편관세(universal tariff: 모든 나라에 일률적으로 관세를 부과)’라는 표현은 최근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관세를 보편적으로, 즉 모든 나라들에 대해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
2025년 3월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전쟁기념사업회 주최로 ‘용산특강(제20강)’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서인택 한국글로벌피스재단 이사장이 나와 ‘통일 한반도의 비전, 코리안 드림’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서 강사는 “지금 우리 사회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한반도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과정에서 통일에 대한 회의론적인 시각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라고 운을 뗀 뒤 “여러분은 작금의 현실에서 한반도의 통일이 가능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아직 통일에 대한 희망을 버리기엔 이르다. 지금 북한은 체제 종말기에 접어들었다고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배급경제‘, ’사상통제‘가 사실상 통제되지 않고 있으며, 공포정치로 간신히 이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공포정치로 권력이 오랫동안 유지돼 온 역사적 사례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김정은은 2014년 초 ’민족 통일‘이라는 개념을 지울 것을 지시하며,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했다. 남한과의 체제 경쟁이 사실상 끝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한이 자신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통일이 된다고 하면 남한 주도적 통일이 될 것임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번영이 세계 10위권 수준이라는 평가에 우리는 전혀 거부감이 없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기준이나 자본주의라는 경제적 기준은 물론이고 복지수준과 같은 사회적 기준, 나아가서 과학·기술 수준과 생활양식 등으로 드러나는 문화적 기준에서도 대한민국은 세계 최상위권 국가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번영의 기초는 언제 누가 놓았는가? 말할 것도 없이 이승만이 주도한 대한민국이 1948년 출발하면서부터다. 전통 국가 조선이 자주 국가임을 말로만 주장하던 대한제국 시기도 아니었고, 한반도가 일본 제국의 일부였던 식민 시기도 아니었으며, 일본과 싸워 이겼지만 소련과 합작을 통해 신탁통치를 추진했던 미군정 시기도 아니었다. <사진 설명> 왼쪽은 조선을 입헌군주국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다 투옥된 28세 청년 이승만 (1903년). 오른쪽은 그로부터 45년 후 자유민주국가 대한민국을 세워 대통령으로 취임한 73세 이승만 (1948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국가의 기본 운영 원리로 내세운 이승만이 1948년 국회, 헌법, 정부를 순차적으로 만들며 대한민국이란 새 나라를 세우면서부터였다. 같은 해 12월 이승만은 새로운
주제 2 :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가 ‘민주주의’ 국가인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인가 아니면 ‘자유민주주의 국가’인가에 대한 정체(政體) 논쟁은 2011년부터 시작되어 10년이 넘게 진행 중이며, 양측 주장의 중심에는 (1편에서 언급하였듯이) 자유가 경제적 불평등의 주범이며 반공주의를 확산하여 민족 통일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과 더불어, 주목할 점은 양측 모두가 자신들 주장의 근거를 ‘헌법 해석’에 두고 있다는 것이며, 그 대상 헌법 조문은 전문과 1조 1항 및 4조이다. ----------------------------------------------------------------------------------------------- ▶ 헌법 전문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중략).....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 헌법 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