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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이 어려운 북한과의 『군축협상론』 무엇이 문제인가?

                                                                                                                          [사진제공:뉴스1]

혹시나 걱정했던 한반도 주변의 안보정세가 가파르게 흘러가고 있다. 푸틴의 입에서 ‘북 핵 인정론’이 나온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다시 미국의 크리스토퍼 밀러(Christopher Miller) 전 국방장관대행이 『북 핵 동결-제재 완화론』을 말하면서, 미국은 필요시에는 트럼프2기가 현실화되면 북한과의 핵 문제를 놓고 벌일 군축회담에 대해서 부정적이지 않음을 비춘 것이다.

 

심지어는 '주한 미군 28,500명'에 대해서도 앞으로 여전히 더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며, 앞으로 논의가 될 수 있는 사항이란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으로 대한민국의 국민들과 안보당국자들을 불편하게하고 있다.

 

대한민국사회가 분단국가로 남남갈등을 심하게 겪고 있는 갈등의 사회임을 체감적으로 자세히 알지 못하는 발언이란 생각이다. 미국의 이러한 급격한 입장변화는 남남갈등을 더 증폭하는 좋은 ‘반미·종북세력들’의 소재가 될 것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성공한 한미동맹의 역사를 기회주의가 승리한 역사로 규정한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밀러(Christopher Miller)씨는 만약 오는 11월의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국방방관 후보 1순위로도 거론되는 트럼프의 최측근이기에 우리의 외교안보노선에 비상한 긴장감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집권하면 그리 된다고 봐도 무리수는 아니다. 이미 구부능선을 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금 비이든 행정부의 기조(基調)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북한과도 언제든지 만나서 미국의 새로운 안보노선을 협상카드로 갈 수 있음을 비춘 것이다. 우리로써는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결국 북 핵은 아무리 동맹국이 핵우산을 활짝 펴준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현실화되어 북한의 입장을 어느 정도 대변하는 협상의 지렛대(leverage)로 이미 국제사회에 공인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이미 북 핵을 용인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의 근저에 와 있음을 직감한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이 핵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완벽하게 구축하는 날엔 미국의 핵우산이 펴질 지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북 핵을 용인하고 핵 군축회담으로 가는 정국이 오면 한반도에는 심정적으로 안보 대 혼란(混亂)의 시기가 올 것이다.

 

러시아의 푸틴도 이번에 5선의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종신집권의 길이 열려 2030년까지 아닌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가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戰을 장기화하면서 북한과의 관계강화를 이루는 환경으로 더 접어들 것이다. 더군다나 김일성 생일인 4월15일의 방북가능성까지 열려있는 시점에서, 미국의 ‘단계적 북 핵 협상론’에 이어서 나온 트럼프 최측근의 북한과의 ‘핵 군축협상론’은 한반도의 안보지형을 크게 흔드는 카드가 될 것이다. 짜아르의 반열에 오른 푸틴과 김정은은 ‘북·러독재연대’를 더 강화하면서 북 핵의 입지를 더 키워줄 것이다.

 

만약에 4월 15일 전후에 푸틴이 북한을 방문하여 각종 군사 기술 이전 등 북한의 군사능력을 배가하는 여려 협정에 서명하고 우주개발기술까지 전수하는 국면에 이르면,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당분간 배고픈 승냥이로 북 주민들의 생존권을 더 팽개치면서 계속 한반도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도발정국으로 갈 것이다. 군사협력의 범위를 넘어서서 경제·사회·문화 등 全방위적 협력 방안이 나오면서 정찰위성의 해상도 향상 기술이전, 핵 잠수함 개발과 관련한 기술이전까지 고려하는 북·러 밀월시대의 도래가 예상된다. 제2의 스탈린역할을 자임하는 푸틴의 대북영향력이 더 커질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이젠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의 각종 북한을 향한 결의안들(Resolutions)이 중국과 러시아의 무시로 작동하고 있질 않을 현실에서 추가적으로 미국까지 대북제제 해제를 조건으로 '핵 동결내지 단계적 비핵화' 등을 언급하는 국면은 대한민국의 북 핵 정책이 완전히 실패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우시 스스로 통렬한 반성을 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2기의 국방정책보고서를 총괄집필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밀러씨는 “북 핵은 이미 호리병 밖으로 뻐져 나온 지니(genis out of the bottle)처럼 보인다. 이제 기대가 아니라 현실에 기반을 두고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말하고 있다. (13일 미국현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 동아일보기사 3월 18일자 외교안보면). 결국 북 핵 완전 비핵화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을 자인(自認)하는 말이다.

 

심지어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여 한미관계를 더욱 확고한 평등관계(equal partnership)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한다. 이 말은 한국의 국방비가 지금 보다는 훨씬 크게 증가하여 미국이 부담하던 안보비용을 이제는 우리가 자주국방이란 논리로 부담하라는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 장기적으론 바람직하지만, 지금처럼 가장 예측 불가능한 북 독재체제를 관리하는 상황에서는 아직은 전작권의 전환요건이 성숙되지 않고 있음을 충분하게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필자의 판단이다. 더 점검하고 신중하게 해야 할 발언이란 생각이다.

 

결국 그 동안에 바이든 행정부에서 『워싱턴선언의 핵 협의그룹(NCG)』을 통해서 미국이 약속한 바이든 행정부의 공약에서 다소 후퇴하여 트럼프의 안보노선이 조정될 확률이 큼을 의미한다. 중국공산당(CCP)을 아시아에서 견제하는 한 수단으로 미국은 인도·일본·한국 등을 지원하는 후방지원자 역할 쪽으로 방향전환을 하고 더 많은 이들에 대한 견제비용을 아시아의 국가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간접논리라고도 보여 진다. 미국의 아시아 국방정책 전환논리를 일부 보여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주한민군의 인계철선역할(tripwire)이 이제는 점진적으로 한국의 주도적인 방위체제전환으로 갈 수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정책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정보력과 외교력제공으로 현재 군사력 지원을 대체할 수 있다는 『미국역할 축소론』으로 해석 될 수도 있다. 역사의 전개가 논리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의 무게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불거진 북 한의 핵 위협은 더 커지고 있는데, 미국의 역할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북 핵을 인정하고 차선책으로 갈 수 있다는 인식은 현재의 바이든 행정부의 확고한 現 억제수준유지의 공약과는 매우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방안(方案)들이다. 최소한 향후 10년은 지금의 확고한 주한미군주둔 공약과 확장억제공약에서 조금도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북한정권의 본질이 요동칠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미국의 북 핵 협상론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인가라는 과제이다. 이제는 최소한 일본수준의 핵 물질을 추출·저장할 수 있는 『한미원자력협정』의 개정을 포함한 핵 잠수함 기술의 과감한 이전, 그리고 단계적으로 미국의 군사주둔이 축소되는 상황에 대비하는, 조심스런 입장에서 『자체 핵무장론』에 대한 논의도 물밑에서는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국제정치의 속성상 우리가 미국과 좀 더 동등한 파트너(equal partnership)가 되는 것을 좋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을 용인하는 기반위에서 미국의 현실적인 요구만 들어주면서 우리의 대북협상력만 없어지는 ‘군축협상론’을 수용하는 것은 우리에겐 큰 안보재앙(security disaster)이 될 것이다.

 

차라리 미국이 대한민국을 군사적으로 더 신뢰하는 우방으로 한 단계 키우면서 자체 핵을 갖게 하는 전략을 염두 해 두고, 동북아에서 북·중·러를 현실적으로 더 대등하게 견제하는 힘을 미국이 우리에게 주면서, 점진적으로 현실적인 군사력을 대체하는 정보력과 외교력을 우리에게 전폭 지원하는 방안으로 장기적인 협상을 갖고 가는 방안(方案)이 어떻겠든가?

 

논리적으로야 핵 무장이 가장 확실한 답이지만, 당장 현실적인 제약으로 어려우니, 지금은 우리의 기본적인 전략인 『북한의 비핵화원칙』을 확고하게 당분간 고수하고 한미동맹의 확장억제역량을 지금보다도 더 촘촘하게 가져가면서 시간을 두고 우리의 치밀한 전략을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결국은 자주국방이 최선의 답이지만, 거기까지에는 한반도 자유통일이라는 큰 명제와 맞물리어 결국 북 핵을 철저하게 견제하는 우리의 전략과 역량(力量)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동시에 우발적인 대규모 충돌(accidental conflict)을 방지하기 위한 북한과 대화가 되는 국가들과의 우회적 대화노력을 포함하여 없어진 남·북간의 핫라인도 다시 개설하는 노력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 중에도 적(敵)과도 대화는 해야 하는 국제정치의 속성을 우리가 알기 때문이다.

 

2024.3.19.일 박태우(자유통일연구원장/국제정치학박사)